동물권행동 카라 등 동물권 단체들로 구성된 ‘루시의 친구들’은 지난 23일 반려동물 생산, 판매와 연관된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루시법(동물보호법 개정안/의안번호 2125577, 2126131)’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루시법 설명회 현장/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루시법 설명회 현장/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이날 설명회는 루시법 제정을 반대하는 동물 경매장과 그 이익집단인 반려동물협회 등이 항의집회를 예고해 장소를 긴급 변경해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측은 장소 변경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밝혔다. 

루시법 설명회 현장/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루시법 설명회 현장/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카라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동물 복지를 위한 소수의 동물생산에 대해 공감하고 대량판매 현실과 이를 부추기는 경매업에 대해 문제를 인지했다. 

설명회 참석자들은 80년대만 해도 강아지를 생산 판매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번식에 불을 지핀 것은 경매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했다.

또 루시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곳은 동물들을 깨끗이 관리하는 업주들일 것이라며 생산자들을 대신해 루시법이 목소리를 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루시법은 불법 동물생산 및 대량판매를 양산하는 반려동물 경매업을 퇴출하고 펫숍에서 6개월령 미만의 아기동물 판매를 금지하자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이다. 지난해 11월 위성곤 국회의원이 최초 발의했으며 윤미향 의원도 12월 동일한 법안을 발의했다. 

반려동물 경매장은 전국에 17곳이 있으며, 불법 동물생산으로 마리당 11%의 수수료를 가져가는데, 연간 1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는 2000여곳의 허가 번식장과 3300여곳의 펫숍이 있다. 이들이 오직 17개 경매장과 연결돼 공장식 번식과 학대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으며 불법 번식장도 1000개로 추정되는 등 모든 동물 문제가 경매장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게 동물권단체들 주장의 요지다. 

루시법 제정을 반대하는 경매업자, 반려동물협회 등 관계자들이 카라 더불어숨센터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루시법 제정을 반대하는 경매업자, 반려동물협회 등 관계자들이 카라 더불어숨센터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동물권행동 카라 전진경 대표는  "루시법이 통과되면 공장식 번식이 제어되는 것은 물론 강아지 공장 형태의 번식장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마릿수로 이익을 얻는 시대는 가고, 동물복지를 지키는 소수의 생산자만 허락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모견 학대’, ‘부견 대여’, ‘폐견 유기’, ‘신종 펫숍’, ‘잉여동물 안락사’ 등 현재 난무하고 있는 어지러운 펫산업의 구조적 동물학대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KK9레스큐 김현유 대표는 “우리나라는 돈벌이를 위해 생산된 개들이 지금도 너무 많다. 극소수 인력이 상당수의 동물을 돌보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법을 통해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고 동물을 제대로 돌보고 가정으로 입양갈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루시법의 통과를 반대하는 경매업자 등은 이날 카라 더불어숨센터 입구 바로 앞에 집결해 확성기로 루시법 반대를 외쳤다. 센터 1층에는 카라와 동료 단체들이 보령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한 동물들이 있는데도 이들의 방해는 1시간 넘게 지속됐다. 

현재 카라에서는 번식장 철폐, 경매업 퇴출, 펫숍 금지를 위해 서명운동(https://campaigns.do/campaigns/838)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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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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