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여름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거동이 불편해졌습니다. 치아가 좋지 않아 밥도 잘 못먹고 살도 많이 빠졌습니다. 쪽방촌에 치과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너무 겁이 나 마취주사를 맞은 채 집으로 가버렸어요. 치과 선생님들이 전화도 하시고 그랬지만, 그날은 너무 힘들어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서 동네에서 선생님들과 딱 마주쳤고, 절 붙잡고 꼭 다시 오라고 하신 말씀에 용기를 내서 다시 치과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열심히 치료받았고, 임플란트도 했습니다.  - 쪽방주민 A씨 -

# 50대 치과의사 선생님이 직접 제 이를 10분도 넘게 구석구석 닦아주셨어요. 찌꺼기가 많이 나와 엄청 부끄러우면서도, 정말 개운했어요. 쪽방 치과가 ‘진짜 치과다! ’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쪽방주민 B씨 -

# 치료를 받는 주민들이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어하세요. 대추 세 알, 삶은 옥수수, 상추, 가지 등을 넘치게 주세요. 정말 정겹고 기억에 많이 남아요! - 치과위생사 C씨 -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쪽방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한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가 총 753명(연인원)을 진료했으며, 주민의 72%가 만족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14일 밝혔다.

쪽방촌 주민이 치과 진료를 받고 있다.
쪽방촌 주민이 치과 진료를 받고 있다.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는 전국 최초의 쪽방주민을 위한 무료 치과 진료소로 서울시, 우리금융미래재단, 사단법인 행동하는의사회가 3자 협약을 맺고 운영하고 있다.

이날 돈의동쪽방상담소에서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 1주년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장광익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조상연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장(사단법인 행동하는의사회 이사) 등이 참석해 지난 1년간 치과진료 실적, 쪽방주민 치과진료 실태조사 결과 및 주민의 치료 소감 등을 공유했다. 이를 통해 지난 1년간 추진된 사업의 성과를 분석하고 향후 사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지난 1년간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는 총 123회(일) 진료를 실시했고, 환자로 등록한 쪽방주민은 117명이며, 총 753명(연인원)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진료소 내 파노라마(x-ray)까지 설치하여 정밀한 진단을 요하는 임플란트(2건)와 틀니(45건)까지 적극 치료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진료 내용은 총 935건으로 임플란트 2건, 틀니 45건, 고정성 보철 1건, 치주치료 142건, 신경치료 79건, 충전치료 109건, 예방 처치 128건, 기본진료 229건 등 이외의 다양한 진료도 진행되었다.

지난 10월~11월에 실시된 쪽방주민 치과진료 실태조사(391명) 결과, 쪽방 주민들은 65세 이상 서울시민들과 비교해서 구강건강이 좋지 못하며, 경제적 이유로 치과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돈의동 주민은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가 있어 타 쪽방촌 주민에 비해 전반적으로 치과진료를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쪽방주민 중 65세 이상 서울시민에 비해 구강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람은 2.5배, 씹기가 불편하다는 사람은 1.8배, 경제적인 이유로 치과진료를 받지 못한 사람은 10.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돈의동 주민은 타 쪽방촌 주민에 비해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에서 구강검사, 예방치료, 잇몸병치료, 보철치료를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에서 진료받은 주민의 72%가 만족하며, 그 이유는 진료비 무료(29%), 자세한 설명(28%), 가까이 있음(20%)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실태조사를 실시한 한동헌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사단법인 행동하는의사회 회원)는 “쪽방주민들은 치아가 없는 분들이 많기에, 씹을 수 있는 보철치료가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등 치과인력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보철치료 후 관리도 매우 중요한데, 일상적이고 쉽게 주민 스스로 구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 가까이에 있는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가 매우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오세훈 시장은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가 서울시 행정국에서 주관하는 민관협력 우수사업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며, 직접 표창 대상인 우리금융미래재단과 사단법인 행동하는의사회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는 2023년 민관협력 우수사례집에 복지분야 1순위로 수록될 예정이며, 두 협약기관은 해당 분야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표창과 감사패를 수여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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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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