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기준 70세...득과 실
상태바
노인 기준 70세...득과 실
  • 박상덕 기자
  • 승인 2019.05.18 1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7년만 고령화사회 진입, 세계서 가장 빨리 늙어
생산가능인구 늘겠지만 노인 빈곤률 대책 '구멍'
정년연장, 복지혜택 등 여러 제도 보완 선행돼야

(실버종합뉴스=박상덕 기자) 노인 기준 연령 상향조정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된 가운데 은퇴자 10명 중 9명이 노인의 법적 기준 연령을 높이는 것에 찬성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KARP대한은퇴자협회(UN경제사회이사회NGO, 대표 주명룡)는 최근 개최된 토론회에서 회원들 대상으로 실시한 공개 조사 결과 응답자 90% 이상이 노인기준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것에 찬성했다고 16일 밝혔다.

협회는 이같은 결과가 최근 늘어난 평균수명과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지난 50년간 20세 이상 수명이 급격히 늘어났다. 매년 5개월 정도씩 수명이 연장되어 왔다는 얘기다.

협회는 늘어난 수명과 함께 노인의 법적 연령도 점진적으로 올려 경제 활동 기간을 늘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노인 기준을 올리면 각종 제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주변 국가들의 경험을 참조해 점진적으로 변경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65세에서 70세 연령대 구간에는 은퇴한 300만명의 중장년층이 걸쳐 있다. 여기에는 해당 연령에 적용되는 50여개 각종 사회복지 제도도 얽혀 있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장은 "우리보다 일찍 노령화를 경험한 나라도 65세 노인연령 규정을 통째로 바꾼 예가 없다"며 "각각의 제도 운영에 연령층 변화를 주면서 점진적으로 노인 기준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가능 인구 늘어 사회부담 감소...得

노인연령을 높이자는 이야기는 어제오늘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해마다 정부나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거론돼 왔다.

특히 올해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초 공식 석상에서 노인 기준 변경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하고 나서면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다.

박 장관은 지난 1월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전체 워크숍'에 기조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노인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단계적으로 조정할 경우, 2040년 생산가능인구는 424만명 늘고, 고령인구 비율은 8.4% 감소할 것"이라며 노인기준 70세의 이점을 설명했다.

한국은 2017년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Aged Society)로 들어섰다. 지난해 노인인구는 739만명으로 추정된다. 매시간 평균 70여명이 65세 생일을 맞고 있고 그 숫자는 급진적으로 늘어나 초고령사회 입문을 앞두고 있다. 노인 인구 비중이 20%가 넘어가면 초고령사회가 된다.

◆기존 복지혜택 박탈 '사각지대'는 어떻게...失

정부는 2월부터 TF를 꾸려 노인연령 기준을 바꾸는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막상 제도화에 나서기까지는 격렬한 사회 저항도 예고된다.

법적 노인 기준에 따라 지하철 무료 승차, 병원 진료비 할인 등 복지 수혜 대상도 바뀌기 때문이다. 그간 복지혜택을 받던 노인이 대상에서 제외되면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행 법적으로 만 65세를 노인으로 명문화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노인 복지법 등에 여가시설 무료 이용권한이나 치과 틀니 할인, 장기요양보험 등 혜택을 받는 연령을 만 65세부터로 제한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노인 기준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초연금 수령 및 노인일자리 참여 가능한 연령도 만 65세부터다.

이런 복지의 수혜 대상 기준을 70세로 올리면 한국의 심각한 노인빈곤률과도 연결돼 사회문제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우리나라 노인 빈곤률이 약 50%로 세계 1위인데다 노인 자살률도 최고를 기록한다"며 "노인연령 변경으로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기존 노인들을 구제할 방안을 찾아놓고 여러 복지제도를 보완한 이후에 연령 변경을 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년 만 70세 법 개정 추진

이런 가운데 노인 대국 일본에선 정년을 현행 만 60세에서 만 70세로 늘리는 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종업원이 희망하면 만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다만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당 기업의 직접 고용뿐아니라 종업원의 창업 및 재취업 등을 지원하는 길도 열어놓았다.

2018년 일본의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전년보다 51만명이나 줄어든 7545만1000명으로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0%로 1950년 이후 가장 낮았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이래 17년만인 2017년에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지금 속도라면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가는데 24년 걸렸고, 미국과 영국이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화사회로 가는데 100년 걸린 것과 비교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대법원은 만 60세였던 육체노동 정년을 65세로 올리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노인 연령을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